상가임대차보호법 (3기 차임연체, 계약갱신거절, 권리금)/놀스테이NOLSTAY
월세를 좀 밀렸다가 다 갚았으니 이제 괜찮겠지 생각했던 임차인이, 계약 만료 시점에 임대인으로부터 갱신 거절 통보를 받는 경우가 실제로 꽤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다 갚았는데 왜?"라는 반응이 먼저 나왔는데, 상가임대차보호법의 '3기 차임연체' 조항을 들여다보고 나서야 이게 생각보다 훨씬 무거운 문제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이 조항 하나로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3기 차임연체, "갚았어도" 이미 기록은 남는다
숙박업을 운영하는 지인이 코로나 시기에 월세를 세 달치 넘게 밀린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다 정리했고, 이후 1년 가까이 성실하게 납부했는데 계약 만료 시점에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했습니다. 지인은 황당해했지만, 법적으로는 임대인이 완전히 적법한 행위를 한 겁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1호는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라는 표현입니다. 쉽게 말해 과거에 한 번이라도 그 수준까지 밀린 이력이 있으면, 갱신 요구 당시 현재는 다 갚은 상태더라도 거절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대법원은 2021년 판결(2020다263635, 263642)에서 이 조항을 명확히 해석했습니다.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란 현재 연체 중인 경우뿐 아니라, 과거에 연체했던 경우까지 포함한다고 봤습니다. 계약갱신거절권은 '연체 이력'을 기준으로 발동된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3기의 차임액'이란 정확히 얼마일까요. 계약갱신요구권(임차인이 계약 만료 전에 갱신을 요구하는 권리)을 기준으로, 월 단위 임대차라면 월차임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매달 전액을 연체한 경우는 3개월이면 해당되지만, 매달 일부씩만 밀렸다면 누적액이 월차임 3배에 도달해야 하므로 실제로는 6개월, 심지어 그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계약해지와 계약갱신거절, 같은 듯 전혀 다른 기준
처음 이 조항들을 들여다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3기 차임 연체'라는 표현이 두 곳에 등장하는데, 조항마다 요구하는 조건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이 직관적으로 잘 와닿지 않았거든요.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은 계약해지 사유를 규정하면서 "임차인의 차임 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합니다. 앞서 다룬 계약갱신거절 조항과 표현이 거의 같아 보이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계약해지는 해지하는 그 시점에 실제로 3기분 이상이 쌓여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를 '연체의 현재성'이라고 판시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계약갱신거절(제10조 제1항 제1호): 과거에 3기 연체 이력만 있으면 충분 — 지금 다 갚았어도 거절 가능
- 계약해지(제10조의8): 해지 시점에 실제 3기 이상 연체 상태여야 가능 — 중간에 갚았다면 해지 불가
제 경험상 이 두 조항을 헷갈려서 불필요한 분쟁을 키우는 경우를 여럿 봤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 "나 지금 다 갚았는데 어떻게 계약을 끊어"라고 항변하는 건 계약해지에서는 통하지만, 계약갱신거절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이 차이 하나가 수천만 원짜리 가게의 존폐를 가르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임대인 측에서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임차인이 지금 연체 상태가 아닌데 계약해지를 밀어붙이면 위법이 됩니다. 상황에 따라 계약갱신거절권을 행사할지, 해지를 주장할지 구분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상가임대차보호법

건물 주인이 바뀌어도 연체 이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부분은 제가 가장 놀랐던 대목입니다. 건물이 매매되면서 임대인이 바뀌면, 이전 임대인 시절의 연체 이력이 새 임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직관적으로는 "새 주인은 예전 일을 모르는데 어떻게 그걸 이유로 거절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같은 생각이었고요.
하지만 대법원은 2025년 6월 판결(2025다210307, 210308)에서 완전히 다른 결론을 내놨습니다. 임대차기간 중 임차인이 3기 이상의 차임액에 이르도록 연체한 사실이 있었다면, 이후 건물이 매매되어 임대인의 지위가 새 소유자에게 승계됐다 하더라도 — 심지어 새 임대인이 이전 연체차임채권을 별도로 양수받지 않았더라도 —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여기서 연체차임채권 양수란 이전 임대인이 받지 못한 밀린 월세를 새 임대인이 따로 넘겨받는 절차를 말합니다.
더 나아가 이 경우 새 임대인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란 임차인이 새 세입자를 구해 영업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임대인이 협조해야 하는 의무를 말하는데, 이 의무까지 면제된다는 것은 임차인에게 매우 불리한 결과입니다. 수년간 쌓아온 권리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이 판결은 임대인에게는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되는 반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건물 주인이 바뀌었다고 해서 과거 실수가 리셋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숙박업 등 상가를 운영하는 분들이라면 이 2025년 대법원 판결 내용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자주 묻는 질문
Q. 밀린 월세를 전부 갚으면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없는 거 아닌가요?
A.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계약해지는 현재 연체 상태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다 갚으면 해지 사유가 사라지지만, 계약갱신거절은 과거에 3기 연체 이력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제 경험상 많은 분들이 이 둘을 혼동해서 뒤늦게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Q. 3기 차임액이 정확히 얼마인지 어떻게 계산하나요?
A. 월 단위 임대차라면 월차임의 3배입니다. 예를 들어 월세가 200만 원이라면 600만 원이 3기 차임액입니다. 중요한 것은 매달 전액을 안 낸 게 아니라 일부씩 밀렸다면, 그 일부 금액의 총합이 600만 원에 도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3개월이 아니라 훨씬 오랜 기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Q. 건물 주인이 바뀌었는데 예전에 밀렸던 거까지 문제가 되나요?
A. 됩니다. 2025년 6월 대법원 판결에서 새 임대인이 이전 연체차임채권을 넘겨받지 않았더라도 과거 연체 이력을 이유로 계약갱신거절이 가능하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건물 매매로 임대인이 바뀌었다고 해서 임차인의 연체 기록이 초기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Q. 3기 연체로 계약갱신을 거절당하면 권리금은 어떻게 되나요?
A.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가 면제됩니다. 즉 임대인이 새 임차인과 계약하는 과정에서 기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집니다. 몇 년간 쌓아온 권리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할 수 있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월세 납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합니다.
Q. 임대인이 계약갱신거절 통보를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상가임대차보호법상 임대인은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사이에 갱신 거절 의사를 통보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3기 연체 이력이 있더라도 묵시적 갱신이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임대인도 시기를 정확히 지켜야 합니다.

결론
상가임대차보호법의 3기 차임연체 조항은 임차인에게 생각보다 훨씬 가혹하게 작동합니다. 다 갚았다고, 건물 주인이 바뀌었다고 리셋되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 조항을 미리 알고 있던 임차인과 그렇지 않은 임차인의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월세 납부는 타협의 여지 없이 지켜야 할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임대인 역시 이 내용을 정확히 숙지해야 합니다. 계약갱신거절과 계약해지의 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조항을 정확히 근거로 삼아야 법적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지금 임대차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변호사나 법무사 등 전문가에게 현재 상황을 한 번쯤 점검받아보는 것을 권합니다.